ferryboat 2012. 7. 15. 13:41

 

 

 

양심의 가책

 

확실하게 양면성이 있어

‘내 성향이 이렇다.’ 라고 딱히 말 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

소심하고 내성적이며 비사교적이고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상대방도 나에게 그렇게 하기를 원하고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하기를, 남에게도 그렇게 비쳐지기를 원하는

전형적인 A형의 성향이 많이 있는 편이다.

 

이러한 내 성향이 평소에는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주기도문을 외울 때마다 양심의 가책을 가져온다.

 

한편으로 덜렁대며 털털하고 기억력도 떨어지고 있는 내가

평소에는 잊고 있다가 주기도문을 외울 때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같이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이 부분에 이르면

나에게 섭섭하게 한 사람과 사건들이 갑자기 줄줄이 생각이 나며

새삼스럽게 그들을 미워하는 마음이 울컥 생기고

때로는 분한 마음을 주체할 수 없기도 한 이런 것들이

아주 짧은 순간인 1-2초 사이에 팍팍팍 지나간다.

 

그리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이 부분에서부터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 시작한다.

나는 왜 그 사람들을 용서하지 못하고 기억하며 이렇게 시험에 드는 걸까

겉으로는 착한 척 쿨한 척 하면서 속으로는 이런 상태니 나는 위선자야.

내가 전도할 생각 안하는 거는 당연한거지.

크리스챤으로서 본을 모여야 하는데 이런 내가 누구를 전도하겠어

 

주기도문을 외우고 마지막 ‘아멘’ 하고 고개를 들면서 하는 생각

내가 다른 사람을 용서하지 못했으니 하나님도 내 잘못을 용서하지 않으셨을꺼야.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는 나에게

에구, 내가 용서받지 못할 것을 아쉬워하는 아주 이기적인 생각을 지금도 하고 있다니

오늘 예배 역시 진정한 마음으로 드리지 않았구나

자책하는 마음으로 교회 문을 나선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