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화차
화차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영화
<화차>를 개봉 첫날 보게 되었다.
어찌보면 계획했던 영화대신
다른 영화를 보면 성공한다고 할까?
이번에도 이 영화를 볼 생각은 아니었는데
이상하게도
내 컴퓨터에서 보고자 한 영화가 뜨지 않아
끝난 줄 알고
대신고른 영화가 <화차>였다.
결혼 한 달 전, 청첩장을 가지고 시부모가 될 집에 인사하러 가던 행복한 모습의 두 사람 - 문호(이선균)와 선영(김민희). 휴게소에서 커피를 사가지고 차에 왔을 때 흔적도 없이 선영이 사라지고, 문호가 그녀를 찾는 과정에서 그녀의 과거가 전부 거짓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며 일어나는 일들이 이 영화의 내용이다. 요즈음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제적인 문제들 - 신용불량, 사채, 개인파산, 정보사회에서 자주 문제가 되고 있는 개인정보 누출 사건, 그리고 점점 늘어나는 1인 가구와 이웃에 대한 무관심 등 현대사회의 어두운 문제들을 녹여 탄탄한 스토리로 날카롭게 풀어낸 미스터리물.
그녀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문호는 선영이 진짜 선영이 아니라 누군지 이름조차전혀 모른다는 사실에 전직 강력계 형사인 사촌 형 종근(조성하)에게 도움을 청한다.
과거의 잘못된 선택으로 삶의 많은 부분을잃고 무의미하게 살아가는종근. 형사의 경험으로 사건과 상황을 파악해 가는 그는 가족도 친구도 없는 그녀의 모든 것은 가짜이며 실종되던 날 은행예금을 모두 인출하고 살던 집의 지문까지 지워버린 선영의 행적에 이것은 단순히 실종사건이 아니고 그녀가 살인사건과 관련되어 있음을 알아낸다.
문호와 선영, 종근이 이 영화의 중심축이지만 계속 출연하는것이 아니라 사건을 추적해 나가는 과정에서만 순간 순간 등장하는 선영의 연기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강렬했다. 아버지가 죽기를 간절하게 기도하는 냐약한 모습이라든가 선영이로 살기 위해 아무 잘못도 없는 진짜 선영을 토막 내고 피투성이인 채 거의 정신분열의 상태에 빠지는 모습 등 극과 극을 넘나드는 눈빛은 김민희를 연기자로 다시 생각하게 하는 놀할만한 일이었다.
이 영화는 분명 사건을 좆는 미스터리물이다. 하지만 선영을 찾기 위해 혼신을 다하는모습과 더불어 그녀의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고도 믿고 싶지 않은 그리고 잡히지 말고 잘 살기를 바란다는 문호의 입장에서만 본다면 멜로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지독한 사랑에 빠진!
신용불량 사채 등 잘못된 선택으로 결국 지옥으로 가는 수레인 화차에 올라탄 사람들과 개인주의가 지나쳐 이웃에 대한 무관심으로 그들의 행동에 힘을 실어주었던 우리 모두에게 경종을 울리는 영화라 생각된다.
火車 : 악행을 저지른죽은 사람을태우고 지옥으로 가는 일본 전설 속의 불수레. 한 번 올라탄 자는 내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