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친구 -그대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퇴직하고 2년 정도 시간이 흐르다보니 인간관계가 많이 정리되긴 했지만
사람들을 만나 밥 먹고 차 마시고 수다 떨고 가끔씩은 국내외 여행도 하면서
그래도 내주위에 사람이 많아 외롭지 않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비사교적이고 낯을 잘 가리는 내가
일주일 내내 지인들 만나느라 집안 일 할 틈도 없고
피곤해서 입술이 부르트면서 이런 생각도 들곤 했다.
이정도면 인간관계 성공한 것은 아닐까.
그런데 어제
'인간의 조건' 진짜 친구 만나기에서
멤버들이 진짜친구의 정의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대인관계, 인간관계가 아닌 진짜 친구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만나는 사람 중에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일까!
학창시절의 친구부터 시작하여
많은 사람들과 여러 사건들을 추억하며
다시 올 수 없는 날들에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지만
나에게 친구는 한 명이구나 하는 생각이
나를 슬프게 했다.
그리고 걱정이 되었다.
그 친구는 나를 진짜 친구로 생각하고 있을까?
함석헌 선생의 시집 『수평선 너머』에 ‘그 사람을 가졌는가’란 시가 생각난다.
이런 믿음을 가진 친구, 이런 사람 하나 있다면
정말 성공한 인생, 행복한 인생이라고 큰소리 칠 수 있을 텐데.
성공한 인생, 행복한 인생이 되고 싶다!!!
그대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천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 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에도
'너 뿐이야' 하고 믿어주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 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줄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