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귀거리 소녀 -트레이시 슈발리에
네덜란드 정부가 세계적인 화가인 렘브란트의 작품보다도 더 아낀다는 베르메르의 '진주 귀고리 소녀' 이 신비의 화가 베르메르의 35개밖에 안 되는 작품들 가운데서 가장 신비롭고 매력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북구의 모나리자’라는 별칭을 가진 '진주 귀고리 소녀'다. 살짝 입을 벌리고 고개를 돌린 채 우리를 응시하는 소녀의 초상
작가 슈발리에는 17세기 네덜란드 델프트에 대한 치밀한 복원과 정확한 미술사적 지식을 바탕으로 놀라운 소설적 상상력을 선보인다. 물감의 제작, 빛의 사용, 카메라 옵스큐라의 활용, 인물과 배경의 배치 등 한 편의 그림이 탄생하기까지의 정밀한 보고서이기도 하다.
길과 나란히 흐르는 운하는 초록색을 띤 하얀 거울 같았다. 해가 높이 떠오를수록 운하의 빛깔도 이끼처럼 더욱 짙어질 것이다." "나는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폭 좁은 벽돌집과 뾰족한 빨간 지붕, 초록빛 운하의 물길, 그리고 수문의 모습...."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들이 먹고 마시고 입는 것들, 집 안과 시장과 길거리 풍경들,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과 풍속을 손에 잡힐 듯 그려 보인다.
열여섯 살 난 타일 도장공의 딸 그리트는 폭발 사고로 아버지가 두 눈과 직업을 한꺼번에 잃자 가족의 생계를 위해 화가 베르메르 집의 하녀로 들어간다. 그리트에게는 빨래, 다림질, 청소, 장보기, 식사 준비, 옷 수선하기, 아이들 돌보기 등 의 일 외에 특별히 화실 청소가 맡겨진다. 물건을 들어내고 청소를 하되 하나도 움직이지 않은 것처럼 완벽하게 제자리로 돌려놓으면서 화가의 화실 청소를 능숙히 처리해내는 솜씨를 발휘한다. 하지만 그녀의 내면에는 그림에 대한 재능과 빛의 세계를 향한 강렬한 열망이 숨겨져 있고, 이를 발견한 베르메르는 서서히 그녀를 자신의 세계로 끌어들이기 시작한다. 하녀와 주인으로 시작해 화가와 모델, 남자와 여자로 발전해가는 두 사람의 관계는 아슬아슬하고도 짜릿하고 미묘한 감정을 향해 나아간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의 그림에서 무엇인가 2% 부족했던 점을 채우기 위해 진주 귀고리가 그리트의 귀에 걸리고, 베르메르가 그림을 완성하는 순간 !!!!!
이 소설은 1664, 1665, 1666년 그리고 10년 뒤인 1676년, 이렇게 단 4년 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짧은 시기 속에 베르메르의 전생애와 작품 세계, 나아가 17세기 델프트와 예술 세계의 전모가 집약되어 드러나는 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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