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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영화 공연 전시회

폴링 포 이브 Falling for Eve - 세종문화회관 M 씨어터

 

폴링 포 이브 Falling for Eve


2010년 토니상에 빛나는 크리에이터 조 디피에트로의 신작. Falling for Eve는 세종문화회관 M 씨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세기 1:1)

성경에 나오는 창세기, 그 중에서도 에덴동산이 배경이다. 태초에 하나님이 5일간 천지를 창조하고 인간을 만들었다는 내용으로 시작하기에 종교적인 뮤지컬이란 생각을 했지만 성경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비틀어 만든 뮤지컬.


인류 최초의 러브스토리 Falling for Eve 에는 하나님, 남자천사 미카엘과 여자천사 사라, 아담과 이브. 모두 6명이 등장한다.

하나님은 남자와 여자로 설정해서 대화 중간에 남자 하나님으로 여자 하나님으로 마구 바뀐다. 하나님이 당신의 형상대로 인간을 창조했다는 성경 내용에서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개그를 연상시키는 하나님과 천사의 기발하고 재치 있는 대사는 한바탕씩 웃게 만든다. “‘오 마이 갓!’ 이거 하지 마”라는 하나님( 이 말을 할때마다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 귀찮아서).미카엘이 아담을 처음 본 순간 “자네는 흙으로 만들었어. 핸드메이드지” 또는 과일을 가리키며 “이 모든 것이 다 유기농이야” 하는 말. 처음 나온 대사는 기억하겠는데 너무 많아 기억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무대 한 가운데에는 커다란 원형에 약간의 경사와 경사가 높은 쪽 끝에 계단이 있는 중국 음식점의 턴테이블과 같은 무대장치가 있고 그 뒷면에는 양쪽으로 계단을 올라가는 2층 무대가 있다. 무대 오른쪽 허공에는 해라고 생각되는 둥그런 물체가 매달려 있다. 필요에 의해 사과나무가 가끔 내려올 뿐 처음 시작부터 끝까지 무대는 흰색의 단조로운 커다란 턴테이블 이것이 전부다.

에덴동산 너머 저 쪽에는 무엇이 있냐는 이브의 질문에 당황하는 하나님.

자유의지를 주고 사과를 통해 시험하는 과정에서 아담과 이브의 머리 속에는 온통 사과로 가득 찬다. 호기심 많고 터프한 이브는 결국 사과를 따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나 세상에서 신체적 아픔도 겪고 피도 흘리고 외로운 나날을 보내지만 새로운 세상에서의 모험을 즐기기 시작한다.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아담은 사과를 거부하고 홀로 에덴에 남지만 이브 없는 에덴동산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낙원이 아니다. 외로워하는 모습을 본 하나님은 새 여친 캔디를 만들어주겠다며 달래지만 진짜 이브가 아니면 안된다고 거절하자 결국 이브를 에덴으로 다시 데려온다. 아담에 대한 그리움으로 에덴에 온 이브는 아담과 함께 에덴 너머의 저 세상으로 나가기를 원하고 이브가 다시 떠나 혼자 남게 된 아담은 이브와 함께하기 위해 자유의지로 선악과를 따먹는다. 만약 사과를 따지 않았다면 인류는 오늘날까지도 2명이겠지만 에덴동산을 떠난 이들의 사랑으로부터 인류의 ‘번식’이 시작되니,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계획이었다.( 에덴동산에 사과나무 심은 이유가 인구65억 인구를 만들기 위해서였군요)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이지만 아담과 이브가 각자의 진정한 파라다이스를 찾아가는 그 여정을 통해 어떤 고통이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 곁에 있는 그곳이야말로 천국임을 깨닫는다는 가벼운 내용만은 아니다.

Where is your Paradise? Paradise is You!

당신의 파라다이스는 어디인가요? 바로 너야!



이 공연을 본 8월 27일 토요일

한진중공업은 정리해고를 즉각 철회하고 크레인 위에 올라가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의 안전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는 제4차 `희망버스'의 대규모 도심 행사를 막기 위해 세종문화회관 일대에는 수 십대의 경찰차와 전경들이 쫙 깔렸다.

자신을 비난하는 글에 ‘그래도 당신이 차별받을 때, 함께 싸워드리죠’.라고 했던 김여진의 말이 생각난다.